영상앨범 산.E943.240623 > 매회) 시사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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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11:18
‘하나의 산에 사계절이 있고, 십 리를 가면 기후가 다르다’라는 이야기가 전해질 만큼 다양한 자연환경을 지닌 윈난성. 윈난성에 솟아오른 위룽쉐산은 13개의 은빛 봉우리가 끊임없이 이어진 거대한 몸집을 지녔다. 나시족이 성스러이 여기는 까닭에 발길도 엄격히 제한된 곳. 누구에게도 쉬이 품을 내어주지 않는 위룽쉐산 아래에는 호랑이의 전설이 깃든 협곡, 후탸오샤가 자리한다. 험준하지만 아름다운 협곡, 후탸오샤로 성악가 장은, 중국 산악 코디네이터 황원진, 여행 작가 이정화 씨가 여정을 이어간다.
본격적인 트레킹에 앞서, 위룽쉐산의 만년설이 녹아들었다는 고원 호수, 원하이를 둘러본다. 중국과 티베트를 연결하던 차마고도(茶馬古道)의 길목에 자리하여, 상인과 말에게 쉼터가 되어준 원하이. 맑고 푸른 호수 너머로 위룽쉐산이 눈부시게 빛나고, 드넓은 초원 위로 말과 야크가 자유로이 뛰노는 평화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순수한 자연을 담은 화폭을 감상하듯, 원하이를 거닐며 눈앞의 풍광을 마음에 가득 채운다. 이어 차마고도의 흔적이 남아있는 후타오샤로 향한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라는 중국의 사상가 루쉰(魯迅)의 말처럼 마방(馬幇)들의 걸음이 모여 길이 된 차마고도. 총 5,000km에 달하는 차마고도에서도 후탸오샤는 가장 위험한 만큼 빼어난 전망을 내어준다. 위룽쉐산과 하바쉐산 사이, 오랜 세월 동안 흐르는 진사강이 협곡의 깊이를 더한 후탸오샤. 후탸오샤의 벼랑길 아래로 옥빛의 진사강이 거친 물살을 일으키고, 옆으로는 위룽쉐산이 하늘을 향해 날카롭게 솟구쳐있다.
뉴질랜드 밀퍼드 사운드, 페루 마추픽추와 함께 영국 BBC가 선정한 세계 3대 트레일 중 하나로 손꼽히는 후탸오샤는 짧게는 1~2시간, 길게는 1박 2일에 걸쳐 하바쉐산의 산허리를 걷는 구간. 점점이 내려앉은 객잔에서 하룻밤을 머무는 것이 후탸오샤 트레킹의 묘미이다. 일행은 하바쉐산의 빙하가 녹아 흐르는 관음폭포로 걸음을 이어간다. 천 길 낭떠러지를 곁에 둔 좁고 아찔한 길. 등줄기를 타고 전해지는 짜릿함에 걷는 내내 긴장감이 감돈다. 어느새 관음폭포에 이르고, 수직으로 쏟아져 내리는 시원한 물줄기를 맞으며 세상의 근심과 걱정을 씻겨 보낸다.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장선생객잔에서 다시 트레킹을 나선다. 높은 산과 협곡, 세차게 흐르는 강과 쉼 없이 불어오는 바람. 사람 한 명 겨우 다닐만한 절벽 사이를 지나 조금씩 아래로 내려선다. 아득한 협곡에 진사강의 울음소리가 포효하듯 울려 퍼지고, 강이 가까워질수록 풍경은 또 다른 얼굴과 분위기로 일행을 맞이한다. 돌에 부딪혀 하얗게 부서지는 진사강과 깎아지른 협곡이 어우러진 절경에 절로 터져 나오는 감탄. 은빛 용의 거처 아래 대자연과 호흡하며 걷는 길, 후탸오샤를 '영상앨범 산'과 함께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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